대한민국

브런치 작가 지원 및 승인 그리고 그 시작의 계기

프코프코 2022. 8.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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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크리스마스가 갓 지난 어느 오후 쉽게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폰을 집어 들고 위키피디아에 업데이트된 그의 생몰연대를 다시금 확인해야만 했다. 

Jonathan Spence (11 August 1936 – 25 December 2021)

세계적인 중국사 분야 권위자였지만, 그의 이름은 나를 포함한 국내외 많은 독자들에게 학자로서보단 작가로서 더 강하게 각인된 인물이었다. 영어로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재미있을 수 있다고 느끼게 해준 거의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의 사망 소식은 그의 책들과 함께 했던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을 다시금 불러주었다. 

미술관과 출판사 등에서 일을 했던 그의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그는 에세이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을 많이 썼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던 내가 본 영어 원본들과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그의 책들을 봐도 예일대 학부 때부터 교내 문학잡지 편집자로 활동도 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딱딱한 학문적인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학자치고 그의 문체는 차갑고 날카롭지 않았다. 쉽게 읽히는 문장과 문장 간 흐름조차 윤슬을 담아 졸졸 흐르는 시냇물처럼 깔끔하고 간결했다. 거기에 주목받지 못했던 데이터나 자료들을 재조명하거나 새롭게 조명하며, 어려운 이론적인 개념과 단어들을 들이밀지 않고도 학문적인 이론들도 글에 스며들게 하는 그런 글쓰기를 보여줬다. 영어로 글을 쓴다면 나도 그처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석사 시절, 한 대학원 수업에서 가상으로 그를 인터뷰해서 그의 작품 세계와 저서들을 분석한 글을 적어서 과제로 제출했던 적이 있다. 나름 인터뷰 사전 조사가 필요했을 터. 여러 인터뷰 기사들과 각종 서평들과 활동들을 섭렵했다. 기억이 나는 인터뷰 내용 중 하나가 그의 글쓰기 습관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을 낼 때마다 중국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의 초점과 관점 그리고 문체를 포함한 그의 창작 활동 내용들은 이전에 그가 출판한 책들과는 궤를 좀 많이 달리했다. 매번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는 모습들이 내게는 경이롭기까지 했는데, 그의 대답은 비교적 간단했다. '새로운 작품 활동에 들어갈 때면 다른 방으로 서재를 옮긴다.' 집필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 창작 활동에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완성도 높은 변화는 매번 나를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었다. 마치 매번 새로운 작가로 거듭나는 것처럼.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가 매번 책을 쓸 때마다 했던 경험들처럼 나 역시도 새롭게 글쓰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조금 새로운 이야기들을 글에 담아보기로 했다. 매주 정해진 하루에 그중 몇 시간은 온전히 새로운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나만의 서재', 브런치에서는 '작가의 서랍', 가 새롭게 필요한 시점이 다가온 것이었다. 그렇게 어디에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떠오른 것이 브런치. 노출 빈도가 높거나 수익과 연관을 시켜주는 플랫폼은 아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오로지 내 이야기와 생각을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풀어내는 것에 집중을 해서 글을 쓰는 재미를 다시금 더 느껴보기에 괜찮은 플랫폼으로 보였다. 

결국 새해가 되자 새해 결심처럼 브런치에 작가 지원을 하고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이 있는 새로운 글을 프로젝트처럼 써보기로 했다. 

브런치 계정을 만들고 찾아들어간 지원서에 나에 대한 소개와 브런치에서 쓰고 싶은 글도 각각 300단어 안에 꾹꾹 눌러 담고, 그다음 지원서 화면에서 기존에 썼던 글 둘, 그리고 새롭게 적어둔 글 하나를 '작가의 서랍'을 통해 함께 조심스럽게 담아 제출했다. 첫 지원인 이번에 안 되면 다시 지원하면 된다는 마음도 끼워 넣어서. 새해 결심이란 그런 거라고 애써 기대감을 덜어내면서.

 

새해가 되면 매번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새로운 결심이자 작은 도전에 대한 결과는 이번에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캐나다 시간으로 1월 1일, 한국 시간으로 1월 2일에 지원을 해서 24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앱 푸시 그리고 이메일을 받았다. 운 좋게도 새해 결심의 시작치고는 괜찮은 결과를 받아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에서는 글의 방향이나 속력이 달라진다.

- 사고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 문장의 유려함을 뽐내려 힘을 싣지 않으며

- 간결하고 흐름이 부드러운 문체를 지향하고

- 나만의 참신한 주제에 집중하며

- 구체적인 소재들을 매 이야기에 등장시킨다.

그렇게 신청서에 적은 책의 구성을 생각하며 매주 하루에 서너 시간씩 집중해서 한 장의 한 이야기씩을 완성해 나간다. 사진이나 이미지의 부연 설명이 필요한 글들보다 서점에 진열된 소설과 에세이 혹은 시집들처럼 백지 같은 하얀 스크린 위에 놓인 활자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있는 글을 적는다. 

Q: 혹시 작가이십니까?

A: 아니요. 하지만 꾸준히 저만의 글은 써보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브런치에서 또 다른 모습의 블로거 일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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